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결정… 파산 가능성 증대
2026년 7월 3일,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에 대한 기업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리면서, 한때 국내 유통업계의 주요 강자였던 홈플러스가 사실상 파산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는 2025년 3월 4일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지 1년 4개월여 만의 결정입니다.
이번 홈플러스 회생중단 결정의 핵심적인 원인은 회생 계획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운영 자금 2,000억 원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자금 조달 실패가 부른 회생절차 폐지
홈플러스는 126개에 달하던 대형마트 점포를 67개의 핵심 점포로 재편하고 인력을 50% 감축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 내용을 담은 수정 회생계획안을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자금 조달 방안이 미비했습니다.
그동안 홈플러스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부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매각하여 1,206억 원을 확보하는 등의 자구책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이 자금은 급증하는 공익채권(직원 급여, 물품대금, 조세 등)과 감소하는 매출로 인한 자금난을 해소하기에 역부족이었습니다.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는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의 개인 연대 보증으로 1,000억 원의 긴급 운영 자금(DIP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으나,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이 보증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하며 추가 자금 지원을 거절했습니다. 홈플러스 측은 메리츠금융그룹에 2,000억 원의 운영 자금 대출을 간청했으나,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법원의 판단과 향후 전망
서울회생법원은 회생절차 개시일로부터 1년 이내에 회생계획안이 가결되어야 하며, 최장 6개월까지 연장이 가능하다는 원칙에 따라 이미 두 차례 기한을 연장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최종 기한인 7월 3일까지도 실질적인 운영 자금 확보가 이뤄지지 않자, 법원은 더 이상의 회생계획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회생절차를 중단했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채권자들의 강제집행, 가압류, 경매 등을 막아주던 포괄적 금지명령도 해제되었습니다.
다만, 이번 결정이 즉각적인 파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홈플러스는 14일 이내(공휴일 포함 7월 20일까지)에 즉시항고를 할 수 있으며, 이 기간 내에 2,000억 원의 운영 자금을 조달하여 항고할 경우 회생법원 재판부가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회생절차를 재개할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
파급 효과: 직원, 협력업체 그리고 정부의 대응
홈플러스 회생중단 결정 이후 파산 절차가 현실화될 경우, 직접 고용된 직원 약 1만 2천 명(한때 2만 명에 달했으나, 2026년 이미 2,600여 명 퇴사)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홈플러스를 주 거래처로 삼던 협력업체 약 4,600곳 중 절반가량이 미정산 대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납품 중소상공인들이 받지 못한 대금은 평균 7억 7,4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정부는 관계기관 전담반(TF) 회의를 통해 임금 체불 피해 근로자에게 1인당 최대 2,100만 원의 체불 임금 대지급금을 지급하고, 협력업체와 소상공인에게 총 4,400억 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홈플러스의 역사와 유통업계의 변화
홈플러스는 1997년 삼성물산과 영국 테스코의 합작으로 출범하여 국내 유통 시장의 주요 강자 중 하나였습니다. 2015년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약 7조 2,000억 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했지만, 이후 온라인 유통의 급성장, 대형마트 업황 둔화,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겪었습니다. 사모펀드의 차입매수(LBO) 방식과 미래를 위한 투자 부재가 홈플러스 몰락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번 홈플러스 회생중단 사태는 오프라인 중심 유통산업에서 디지털 플랫폼 중심 경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구조적 변화의 결과로 평가됩니다. 홈플러스의 최종 운명이 어떻게 결정될지 유통업계 전체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